게다가 지리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나에게는 어떤 지리적인 요소로 여행을 알려줄지도 더욱 기대가 되었다.
작가소개 : 서지선
작가 서지성 씨는 24개국 100여 개가 훌쩍 넘는 도시를 여행하셨다니 정말 놀랍다.그리고 책을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패키지 여행도 정말 많이 다녔다고 한다.
여행은 반드시 자유여행을 하지 않으면 진짜 여행이라고 고정관념을 강하게 말하는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사람 같았다.한정된 시간 속에서 많이 보고 싶으면 욕망을 실현하려면 패키지 투어라고 할 만한 게 없다니 그럴 법한 얘기였다. 조금이라도 돈을 아끼려고 계획표나 지출 계획도 세우고 있지만 이동수단과 시간제약으로 자유여행에는 늘 한계가 있다.
자신도 모르게 갖고 있던 패키지 투어에 대한 편견이 조금 깨진 것 같았다.
오해와 현실적인 여행
작가가 말하는 아프리카라고 생각하면 일년 내내 덥다, 아프리카에 초원과 사막만, 대도시는 없다, 아프리카 사람은 당연히 흑인이라는 편이 나도 같은 편견을 갖고 있었다. 또 사하라 사막 하면 넓게 펼쳐진 모래사막을 떠올린다.그러나 단 20%만이 모래사막이라고 한다. 나머지 대다수는 모래가 아니라 바위로 이뤄졌다고 한다.처음 알게 된 사실이 많았다.
73P. 모래 덮인 능선이 조용히 자리 잡고 있었다.끝없이 펼쳐진 모래 언덕 속에서 나는 지구를 탐험하는 나그네라는 감각이 뼈저리게 새겨졌다.자연의 경이 속에서 나는 보잘것없는 한 인간이며, 붉은 태양과 깨끗한 모래사이에 겸허히 들어섰다.
사막에 가게 되면 드넓게 끝없이 펼쳐진 사막을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며 많은 것으로 만들어 보고 싶었고 쏟아지는 사하라의 별도 보고 싶었다.영상이나 그럴듯한 여행사진을 보면 멋진 모습만 가득했는데 이 책에는 꼭 현실적인 이야기도 담겨 있어 좋았다.차가운 샤워를 하고 옷을 벗는 것조차 소름끼칠 정도로 난방이 안 되는 숙소를 여행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것 같다.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거
혼자 여행하거나 생활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것이 더 힘들지도 모른다.장점도 많지만 어느 순간 상대에게 맞춰가다 보면 문제는 늘 있기 마련이다.친구와 사소한 일로 싸우고 작가는 궁금하지만 자유를 느끼며 여행을 즐기고 돌아왔다.숙소에 있던 친구의 사과로 풀 수 있어서 좋았다.특히 여행지에서는 서로 민감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더 자주 일어나는 것 같아.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의 대학생 시절 해외여행이 떠올라 매우 공감할 수 있었다.그때 처음 장기 해외자유여행을 했는데 그때는 어떤 베짱이였는지 정말 아무 문제가 없었다.아무것도 모르면 오히려 단순히 용기 있는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게 이때였던 것 같다.
친구의 정보력으로 잘 다녔지만 여행 중 결국 여러 사건과 민감성 때문에 일어나 여행 내내 힘들었던 기억으로 남았다.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며칠씩 같이 생활하고 서로의 취향과 생활습관까지 맞추는 건 정말 쉽지 않다.
대가족을 이끌고 치앙마이로 떠난 작가의 여행담이 정말 흥미로웠다. 처음엔 조카와 이모와 오붓하게 시작했지만 결국 대가족 여행이 되고 말았고 작가는 모든 여행의 처음부터 끝까지 계획하고 조정하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프고 힘들어 보였다.8명으로 구성된 탓에 패키지는 맞춤 예약으로 비행기에서 숙소 일정을 모두 잡아야 했기 때문에 가족 단톡방에 불이 붙었다고 한다.이렇게적극적으로행동하는사람이나중에욕을먹을수도있을텐데이런시선으로읽었는데다행히그런불화는없어서다행이었다.
이 여행 부분을 보면 또 가족과 함께 패키지로 떠났던 일본 여행이 떠올랐다.일본어를 조금 할 줄 알고 일본에 다녀온 경험 때문에 모든 것을 내가 계획하고 결정한 기억이 있다.엄마랑 언니, 이렇게 셋이서 가는데도 맞출 게 너무 많았는데 8명의 생각을 모두 합치다니 나이도 다양해 생각만 해도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패키지 투어로 갔다가 마지막에 있는 가게에 가서 하룻밤 중도 헤매고 있던 것이 생각났다.안되는 일본어 영어 바디랭귀지를 쓰면서 겨우 숙소를 찾았지만 그렇게 일본이 일찍 문을 닫는 것을 처음 알 정도로 정보가 부족하고 용기가 넘쳤다.
지금도 그때의 길을 잃어버렸다가 다시 돌아왔을 때의 경험담을 어머니는 잘했다고 지금까지 이야기할 만큼 추억이 된 경험이었다.지금은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지만 그때는 혹시 숙소로 돌아갈까 봐 눈앞이 캄캄하고 낯선 땅에서 언어도 통하지 않아 입이 바짝바짝 말랐지만 책임지고 길을 찾은 기억이 있었다.
차별
누구나 아는 여행 패키지 회사에서 그런 터무니없는 성희롱을 일삼는 사람이 가이드였다니 읽는 내내 화가 났다.돌아온 뒤 작가는 여행사에 장문의 항의를 했는데 여행을 하면서 왜 작가는 화를 한 번도 내지 않았는지 아쉽기도 했다.여성을 상품 취급하거나 외모로 성희롱하고 가족이 모두 있는데도 작가와 10대 동생을 보고 뻔뻔스럽게 온갖 말을 다 했다니 대단했다.
돌고래 쇼에 돌고래가 오랫동안 나오지 않자 가이드는 장난으로 용왕에게 제물을 바쳐야 하는데 젊은 여자를 바쳐야 한다고 말했다.
요즘 시대에 아직도 그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사람이 있다니 정말 놀랐어.그동안 성차별과 성희롱에 대해 뭐가 뭔지 모르고, 알면서도 무식하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니 아직도 더 많은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182 P. 한국인은 국가에 부끄러운 일이 있더라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 외신을 통해 전달하려고 노력한다.국가가 나서서 해결하지 못한다면 외신의 압박이라도 통해 부끄러움을 알고 문제를 해결하라는 뜻이다.
반면 일본은 나라 망신을 최대한 감추려는 경향이 있다.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는 일본이라는 명제에 이해하기 힘든 집착이 있어 일본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깨고 싶지 않다.
일본이 항상 뭔가를 숨기고 자기 나라가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 문장 하나로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느낌이 들었다.
일본 여행을 생각하면 잘 갖추어진 형식과 부담스러울 정도로 예의바른 태도, 예뻤던 도시가 떠올랐지만 현지인으로서 살다 보면 한국과는 다른 문화가 느껴진다는 것이다.
형식과 절차에 얽매이는 것은 물론 융통성 없고 디지털 시대에 아직도 아날로그적인 것도 놀라웠다.도시락을 싸갔는데 여자 힘(여성스럽다는 말을 비꼬아서 하는 신조어)이 높아 시집가도 된다는 건 한국과 조금은 비슷하지만.
한국의 입장에서 일본은 구시대적인 것을 움켜쥐고 발전하지 못하는 것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옛것을 소중히 여기는 일본의 모습을 동경하기도 한다.아이러니컬하게도 일본의 옛것을 소중히 여기면서 수십년 수백년의 가업을 이어온 여러 대의 우동집, 식당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런 영화도 많이 있을 것이다.아날로그적이고 느리고 감성적인 것을 추구하며 그런 감성을 좋아해서 찾는 한국인도 많을 것이다.반면 그만큼 사람들이 자기 것을 버리지 못하고 변화하지 못하는 오기가 바탕에 깔려 있다는 얘기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선택에 달랐지만 어느 정도 받아들일 수 있고 변화가 필요할 때는 도전해 볼 용기도 필요하다고 본다.
책을 읽은 뒤 한 글의 마음 여행은 누구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 전혀 달라지는 것 같다.혼자하면혼자하는대로다양한선택지와자유로운여행을하면서새로운친구를사귀는여행이될수있다.어떤 사람과 함께인지에 따라 숙소, 음식, 일정이 크게 달라지고 여행 목적도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 다니든 여행하는 데 의의를 두고 많이 다니는 걸 보면 분명 좋은 경험이 될 거야
어디든 떠나고 싶은데 지금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좀 답답해졌지만 여러 나라를 다닌 에피소드를 읽으며 대리만족에 빠지기도 했다.
그리고 여행의 지극히 현실적이고 힘들었던 삽의 에피소드를 통해 평소 가지고 있던 나의 편견과 환상도 바뀌는 계기가 되어 좋았다.
여행은 언제나 괭이질의 연속이며, 부딪치면서 얻을 수 있는 경험을 통해서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나 또한 그런 성장할 수 있는 여행을 많이 해보고 싶다.
작가를 한번 만나보고 싶을 만큼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가득한 세계 여행의 깊은 경험담을 알 수 있는 이 여행 에세이를 추천하고 싶다.
- 본 포스팅은 푸른 향의 서포터즈로서 책을 지원받았으며, 필자의 주관적인 견해에 따라 직접 작성된 포스팅입니다. -